십자가의 은총
한세상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삶의 십자가와
그 십자가에 수반되는 좌절을 맛볼 때가 있습니다.
난데없이 다가온 병고와 실직, 가정의 분열과 거듭되는 실패와
그 끝도 없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.
정말 하느님이 계시는 걸까?
하느님께서는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시라는데 어찌 이리도
큰 십자가를 내게 보내시는가!
인간은 그렇게 가끔 감당하기 힘든 십자가를 바라보면서
하느님도 참 무심하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.
그렇게 난데없이 찾아오는 삶의 십자가를 피할 방법은 없을까? 하고
머리를 써보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가 지고가야 할 거부할 수 없는 십자가임을
나중에서야 느끼곤 합니다.
혹독했던 고통이야 말로 주님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음을 깨닫는 순간,
날카로운 비수같아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그때 한마디야말로
가장 효과가 탁월한 내 인생의 보약이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
어떻게 해서든지 벗어나고 싶었던 그 지루했던 일상의 굴레들이
행복의 도구였음을 알아차리는 순간, 시시해 보이는 순간순간이
꽃봉오리였음을 깨닫는 순간,결국 십자가는 은총으로 다가오곤 했습니다.
그런 깨달음이 조금 더 빨리 우리에게 다가온다면
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.
이번 사순절에는 우리의 삶이, 신앙이, 크게 한 단계 도약을 해서
일생 일대의 중요한 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.
아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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