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 노래

雪中梅 / 김용임노래

늘~ 푸른 2011. 1. 4. 11:12



        설중매 (雪中梅) / 김용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배여 놓고서 설한풍 떠는 매화야 오는 봄 기다리는냐 님이야 마음 변해 가면 그만이지만 긴긴세월 감고 도는 이 몸은 어쩌라고~~ 떠난 님 기다리다가 눈물로 사연 태우고 이 한밤 애끓는 정을 태평소야 너는 알겠지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엮어 놓고서 눈속에 피는 매화야 오는 봄 기다리느냐 님이야 사랑하고 가면 그만이지만 남은 세월 감고 도는 이 몸은 어쩌라고~~ 떠난 님 기다리다가 눈물로 사연 태우고 애타는 이 내 심정을 가야금아 너는 알겠지

       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
       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. 

         

        '동짓달의 긴긴 밤'이라는 시간을 공간화하여

        내가 그리는 임이 오시는 날 그 긴긴 밤에

        쌓이고 쌓였던 정을 풀겠다는 허전한

        마음의 하소연이다.

         

        "이퇴계와 두향의 이야기 "

         

        이황(李滉) 퇴계(退溪)선생은 매화(梅花)를 끔찍이도 사랑했다.

        그래서 매화를 노래한 시가 1백수가 넘는다.

         

        이렇게 놀랄 만큼 큰 집념으로 매화를 사랑한데는 이유가 있었다.

        바로 단양군수 시절에 만났던 관기(官妓) 두향(杜香) 때문이었다.

       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로 부임한 것은 48세 때였다.

        그리고 두향의 나이18세였다.

        두향은 첫눈에 퇴계 선생에게 반했지만

        처신이 풀 먹인 안동포처럼 빳빳했던 퇴계선생이었던 지라

        한동안은 두향의 애간장을 녹였었다.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그러나 당시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었던 퇴계 선생은 .

        그 빈 가슴에 한 떨기 설중매(雪中梅) 같았던

        두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..

         

        두향은 시(詩)와 서(書)와 가야금에 능했고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.

       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은 그러나 겨우 9개월 만에 끝나게 되었다..

        퇴계 선생이 경상도 풍기 군수로 옮겨가야 했기 때문이었다.

        두향으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변고였다.

        짧은 인연 뒤에 찾아온 갑작스런 이별은 .

        두향이에겐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다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이별을 앞둔 마지막 날 밤, 밤은 깊었으나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..

        퇴계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.

         

        이때부터 퇴계 선생은 평생을 이 매화를 가까이 두고 사랑을 쏟았다.

        매화에게 그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면서 매화 화분을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 했다.

        퇴계 선생은 두을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.

        매화를 두향을 보듯 애지중지했다. 선생나이가 들어 모습이 초췌해지자

        퇴계 선생을 떠나보낸 뒤 두향은 간곡한 청으로 관기에서 빠져나와

        퇴계 선생과 자주 갔었던 남한강가에 움막을 치고 평생 선생을 그리며 살았다.

        퇴계 선생은 그 뒤 부제학, 공조판서, 예조판서 등을 역임했고

        말년엔 안동에 은거했다.

         

        그리고 세상을 떠날 때 퇴계 선생의 마지막 한 마디는 이것이었다.

        "매화에 물을 주어라".

        선생의 그 말속에는 선생의 가슴에도 두향이가 가득했다는 증거였다.

        "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.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"

         

        (前身應是明月幾生修到梅花)

        퇴계 선생의 시 한 편이다.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퇴계 선생의 부음을 들은 두향은 4일간을 걸어서 안동을 찾았다.

        한 사람이 죽어서야 두 사람은 만날 수 있었다.

        다시 단양으로 돌아온 두향은 결국 남한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.

        두향의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지극히 절박하고 준엄한 사랑이었다.

        그 때 두향이가 퇴계 선생에게 주었던 매화는

        그 대(代)를 잇고 이어 지금 안동의 도산서원 입구에 그대로 피고 있다.

         

        내일이면 떠난다. 기약이 없으니 두려움 뿐이다. .

        두향이가 말없이 먹을 갈고 붓을 들었다. 그리고는 시 한 수를 썼다.

        『이별이 하도 설워 잔 들고 슬피 울 제

        어느듯 술 다 하고 님 마저 가는 구나.

       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

         

        이날밤의 이별은 결국 너무나 긴 이별로 이어졌다.

        두 사람은 1570년 퇴계 선생이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

        21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. 퇴계 선생이 단양을 떠날 때.

        그의 짐 속엔 두향이가 준 수석 2개와 매화 화분 하나가 있었다.

         

        눈 속의 매화 설중매(雪中梅)

        얼마나 멋진 말인가?

        천지는 눈 속에 하얗게 얼어붙었는데 홀로 꽃을 피우니

        예전의 선비들은 설중매를 좋아하고 또 스스로 설중매이고 싶어 하였다.

        설중매는 선비의 표상일 뿐만 아니라 여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아

        기생도 다투어 제 이름을 설중매라 하였다.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'우리 노래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        진또배기 / 이성우  (0) 2011.01.06
        눈이 내리네 / 김추자  (0) 2011.01.05
        옛가요 경음악 메들리 (4곡)  (0) 2010.12.27
        거짓말 / 조항조  (0) 2010.12.26
        가슴저미는 7080 노래모음 (20곡)  (0) 2010.12.2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