풍경과 좋은 글

중노년에 찾아 든 그리움

늘~ 푸른 2014. 9. 23. 15:40

 

 

중노년에 찾아 든 그리움/ 김경훈

 

사랑은 죽은 줄 알았다
그리움도 사라진 줄 알았다
 
쫓기듯 살아 온 세월들이
풋사과 같던 꿈들을 먹어 버리고
결박 당한 삶들은
낙엽처럼 스러질 것 만 같았다

 

중년을 훌쩍 넘어

노년의 나이에 접어 들어
거울 속으로 들어가 보니
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는
아쉬움들이 묻어 나지만


그래도 가슴에는 첫사랑의 느낌처럼

설레이는 그리움이 있다
 
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

비 오는 날에는 문득 찾아가

술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
 
바람 부는 날에는 전화를 걸어

차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
 
눈 오는 날에는 공원에 들러
손잡고 걸어 보고 싶은 사람
 
그리움이 죄만 아니라면
밤새 그리워 하고 싶은 사람

 
중노년의 가슴에 소리 없이 들어와
알싸한 그리움을 알게 해 준
미운 사람

 

 옮긴글 (좋은글에서)



  

'풍경과 좋은 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사랑  (0) 2015.01.29
마음의 꽃을 당신에게 드립니다.  (0) 2015.01.19
얼굴만 떠 올려도 좋은 사람  (0) 2014.08.28
한번쯤 그리워지는 중년의 사랑  (0) 2013.07.24
행복해지는 법 10가지  (0) 2012.12.0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