풍경과 좋은 글

月下情人 (장녹수 / 김용임)

늘~ 푸른 2011. 8. 14. 16:57

 

 

[ 월하정인(月下情人) (1805)]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양반인 듯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길을 재촉하는 것 같네요. 여자는 쓰개치마를 둘러쓰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금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구요. 배경은 간략히 묘사되어 있지만 대신 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미루어 짐작되는 그네들의 감정은 온 화폭이 모자라는 듯 넘쳐흐르고 있습니다. 왼쪽 담에는 "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,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 (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)." 라고 씌여 있습니다.

장녹수 / 김용임

 

가는 세월 바람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 수많은 사연 담아 가는 곳이 어드메냐 구중궁궐 처마 끝에 한 맺힌 매듭 엮어 눈물 강 건너서 높은 뜻 걸었더니 부귀도 영화도 구름인 양 간 곳 없고 어이타 녹수는 청산에 홀로 우는가... 한 조각 구름따라 떠도는 저 달님아 한 많은 사연 담아 네 숨은 곳 어드메냐 곤룡포 한 자락에 구곡간장 애태우며 안개 강 건너서 높은 뜻 기웠더니 부귀도 영화도 꿈인 양 간 곳 없고 어이타 녹수는 청산에 홀로 우는가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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